작성일 : 12-07-27 15:24
매운 情으로 안산 외식문화를 평정한 ‘정든 닭발’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4,648  

매운 情으로 안산 외식문화를 평정한 ‘정든 닭발
 
“고객에게 끌려 다니지 않는, 원칙있는 맛과 마음 서비스가 경쟁력이죠
 
외식업계가 장기불황으로 허덕이고 있는 요즘에도 항상 북새통인 곳이 있다. 일명 ‘닭발의 전설’이라 불리는 안산의 ‘정든 닭발’ 이 바로 그곳. 오후 6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이곳은 문을 열자마자 삽시간에 본관과 별관이 고객들로 문전성시다. 꼬리에 꼬리를 문 고객들의 대기행렬은 그야말로 진풍경이다.
외식업체 경영주들이 부러워하는 대박집 ‘정든 닭발’이 밝히는 이유 있는 성공 노하우를 들어본다.
 
글 / 이진랑 사진 / 이 경우
  
  
단순화 ·전문화 · 핵심메뉴로 승부
정든 닭발’ 대박의 일등공신은 단연 ‘닭발’이다. 이 곳은 포장마차 안주메뉴 가운데 인기를 끌었던 닭발을 주메뉴로 전문화해 성공한 케이스다. 처음엔 이 곳도 소위 포장마차 메뉴를 다양하게 선보였었다. 고객들의 반응과 선호도에 따라 메뉴 분석을 거쳐 닭발위주의 메뉴로 자리잡게 됐다.
김영숙 정든닭발 대표는 “초창기에는 꼼장어, 제육구이, 닭볶음탕, 이런저런 식사메뉴가 있었지만 과감하게 오발알로 메뉴를 단순화해 핵심메뉴로 승부수를 던졌다”고 말했다.
여기서 ‘오발알’ 이란 오돌뼈, 닭발, 닭알찜을 말한다. ‘오발알’은 이곳의 핵심 메뉴이자 세트메뉴가 됐다.
눈물겹도록 매운 닭발이라면 의례 술안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집을 찾는 고객들은 술을 마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닭발을 먹기 위해 모여든다. 일회용 비닐장갑을 양손에 끼고 직접 닭발을 잡고 뼈를 제거하는 수고로움을 거쳐 입안에 쏙~옥 먹는 맛은 그야말로 눈물겹게 만나다. 처음 먹어본 사람은 닭발을 입에 넣는 순간 머리끝까지 쭈뼛하고 서고 눈물, 콧물, 진땀 깨나 쭉 빼는 신고식을 치러야만 겨우 제 맛을 안다.
게다가 닭발집에서 한 끼 식사까지 거뜬하게 해결할 수 있다. 바로 오돌뼈 덕분이다. 매운 오돌뼈에 뜨거운 밥을 섞어 취향에 따라 김이나 김치, 단무지, 빈대떡에 싸서 먹는 맛이 기막히다. 비닐장갑을 끼고 직접 주먹밥을 빚어 먹는 맛은 재미까지 쏠쏠하다.
처음엔 양념한 오돌뼈를 야채와 함께 달달 볶아 냈던 메뉴다. 그런데 밀려드는 손님들 때문에 밥을 먹을 틈이 없는 매장 식구들이 오돌뼈에 밥을 비벼먹다가 인기메뉴로 자리 잡았다.
이와 관련 김대표는 “정든닭발은 고객을 배려한 메뉴개발 정책이 원칙으로 항상 현장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닭알찜은 그야말로 화룡점정이다. 가뜩이나 매운 맛 때문에 고통으로 아우성치는 입안에 불을 붙이는 격이다. 그래도 정든닭발 매니아들은 닭발과 닭알찜은 환상의 찰떡궁합이라고 외친다.
 
고품질 식재료로 음식 퀄러티 UP
중독성(?) 강한 매운 닭발, 그 맛은 이미 보증수표라는 얘기다.
입안이 얼얼한 정도를 넘어 머릿속까지 화끈거리고 진땀이 날 정도로 매운 닭발은 먹고 난 후 얼마 지나면 또 생각나게 하는 강한 중독성이 있다. 물론 일부 고객가운데 너무 매워 조금 덜 매운 맛을 주문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지만, 김대표는 한결같은 맛을 고집했다. 맛에 대해서만큼은 단호하다. “정든닭발에 왔으면 정든닭발의 법에 따라야 한다”는 게 그녀의 지론이다.
또한 이 곳은 최상의 맛을 위해 고품질 식재료만을 고집한다. 우선 닭발의 경우 반드시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인증 계육가공업체것만 선별해 쓴다.
정든닭발 만의 중독성 강한 맛을 내기 위한 공정은 이렇다. 먼저 공장에서 1차 가공한 닭발을 사입하면 본점 주방에서 씻어서 삶고 청양고춧가루, 마늘 등 며느리도 모르는(?) 양념으로 버무린 다음 하루 정도 냉장 숙성을 한다. 타지 않게 닭발을 그릴에 구워서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방식이다.
사이드 메뉴랄 수 있는 단무지, 김치 하나도 원가를 따지기 보다는 맛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한다. 단무지의 경우 통단무지를 크고 얇게 썰어서 이곳 레시피대로 양념해 일정한 맛을 유지한다. 닭발이나 오돌뼈를 싸서 먹으면 맛을 배가시키고 매운 맛으로 확확 달아오른 입안의 열기를 누그러뜨리는 효과도 있다.
정든닭발이 포장마차 술안주 정도로 취급받던 닭발을 어엿한 히트메뉴이자 인기메뉴 반열에 올려놓은 것은 바로 고품질 전략 때문이다. 모두가 이윤을 따지며 식재료 원가를 절감할 때 김대표는 깐깐한 원가관리보다는 퀄러티를 높이는 것에 무게중심을 두었다. 물론 김대표의 정책은 적중했다.
 
마음을 읽는 세심한 서비스
“밝은 표정은 한 접시의 요리를 진수성찬으로 만든다” 정든닭발 서버들이 대기하는 주방 입구에 붙여있는 문구다. 닭발을 왕후의 찬(?)으로 승격시킨 또 다른 비결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기손님이 줄을 잇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매운 닭발을 먹는 사람들의 열기로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보이지 않는 질서가 있다. 바로 서버들의 고객을 위한 세심한 서비스다. 아무리 바빠도 꼭 테이블을 정돈한 다음 고객을 응대한다는 원칙이다.
김영숙 대표는 “고객이 빨리 치워달라고 화를 낼 경우 사소한 불만거리가 만족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맛을 상상하고 온 고객에게 기다린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세심한 배려다”고 말했다.
기다리는 고객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겨울에는 복도에 벽걸이 히터를 설치하고 순서대로 대기자 명단을 작성해 확성기로 호출한다.
김대표는 마음 서비스를 늘 강조한다. 그래서 일까. 이곳을 찾는 고객 가운데 단골 비중이 80~90%나 된다.
안산점 점장은 “자주 오는 고객은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기록해서 현금영수증을 발급할 때 미리 기억해 주면 좋아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대표는 고객에게 휘둘리지 않는, 주관이 뚜렷한 서비스를 원칙으로 한다.
“우리집에서 닭발은 먹고 나가면 꼭 아이스크림을 서먹더라고. 그래서 내가 그냥 줘. 그런데 원칙이 있다면 꼭 음식을 다 먹고 나갈 때 준다는 거죠. 홀에서 음식을 먹고 있는 손님에게는 절대 안 돼. 그러면 아이스크림을 주는 의미가 없어지잖아.”
 
내부고객을 먼저 만족 시켜라
“친절 서비스는 교육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야 한다”
김영숙 대표의 지론이다. 그래서 내부고객인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먼저 챙긴다. 직원이 만족해야 마음이 담긴 고객서비스가 이뤄진다는 생각에서다.
“항상 직원들을 편하게 대하는데 오너라는 벽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말 한마디를 해도 살갑게 한다. 서로 가족처럼 대해야 신뢰도 생기고 기분 좋은 일터가 돼 고객서비스도 좋아지지 않겠는가”
정든닭발안산 외식업계에서 최고 높은 임금을 주기로 유명하다. 직원 가족의 애경사도 챙기고 기타 복리후생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래서 노동 강도가 높지만 이직율은 낮다. 단, 오후 6시부터 꼬박 날을 새워 일을 해야 하는 여건상 일반 음식점에 비해 체력적으로 힘들다보니 인력 충원은 주로 20대와 30대 초반을 대상으로 한다.
정든닭발의 성공비결은 음식 맛과 서비스가 전부는 아니다. 항상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고객의 마음을 먼저 읽는 자세와 변화에 대응하고 끊임없이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경영주의 마인드가 성공을 이끈 것이다. 하지만 고객에게 휘둘리지 않고 원칙을 지켜 정든 닭발의 아이덴티티와 브랜드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 또한 성공요인이다.
먹을거리, 볼거리, 재미거리 삼박자를 고루 갖춘 정든 닭발의 성공신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쭉~
DATA ☎ 031-405-2008(경기도 안산 단원구 고잔동 539-15 1층) (중앙동 곱창골목 맞은 편)
영업시간 오후 6시~오전 6시 통닭발 12,000원, 무뼈닭발 13,000원 오돌뼈 12,000원, 소금똥집10,000원, 양념똥집10,000원 닭알찜 5,000원, 부침개 5,000원, 잔치국수 3,000원
 
 POWER INTERVIEW
 
닭발의 전설이라 불리 우는 위풍당당 여장부
정든 닭발’ 김영숙 대표
 
불타는 닭발 하나로 안산의 외식문화를 평정한 ‘정든 닭발’ 김영숙 대표. 수더분하게 웃음 짓는 모습이 천상 어머니인 푸근하고 넉넉한 첫인상이다.
“어서 오시오! 냉큼 오시오!” 신세대 뺨치는 유머감각과 센스까지 넘치는 그녀는 참으로 다양한 모습이 공존한다. 푸근한 어머니처럼 미소 짓다가도 매장에 들어서면 카리스마가 넘친다. 김대표의 눈빛만으로도 직원들은 초긴장 상태로 기민하게 움직인다.
 
“소주 2병, 음료수 3병은 재량껏 써라” 김대표가 매장 직원들에게 준 권한이다. 날마다 재고관리와 원가관리를 깐깐하게 따지는 외식업체라면 엄두도 못 낼 일이다. 하지만 김대표 생각은 다르다.
“혹시 직원들이 실수를 하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분쟁의 요소를 막기 위해 시행하는 정책입니다. 물론 원가관리도 해야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일이죠.”
김대표는 원가나 마진율을 계산해 본적이 없다. ‘식재료비에 따라 마진은 높낮이가 있지만 항상 원재료의 퀄러티에 충실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할 때도 먼저 점주의 마인드를 보고 될 성 싶은 가맹점주를 골라 가맹점을 내줄 생각이다.
 
 ‘정든 닭발의 경영 이념을 존중하고 노력하는 창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가맹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무분별한 가맹점 확대는 자칫 정든 닭발의 명성과 이미지 실추를 초래할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정든닭발 체인점을 내달라고 찾아왔던 사람들도 부지기수였다. 그런데 노하우 전수를 위해 주방에서 일을 가르치면 어느 순간 나타나지 않다가 닭발집을 여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심지어 버젓이 정든닭발이라는 상호를 내걸고 영업을 하는 속칭 짝퉁까지 생겨났다. 그래서 요즘 김영숙 대표는 ‘가맹사업 절대 불가’라는 방침을 깨고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달부터 김대표는 안산점 점장과 함께 영남대 프랜차이즈 전문가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또한 서울 경기 지역에 물류센터와 센트럴키친(CK)를 설립을 완료했다.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의 CEO로 제 2의 도약을 꿈꾸는 김영숙 대표. 끝으로 김대표에게 외식업 성공 비법을 물었다. “음식 맛이나 고객에게 정직하고 성실하면 롱런할 수 있지만, 불성실하면 짧게 간다”며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게 하는 말을 전했다.
 
정든 닭발’은 그 이름처럼 사람들의 입과 마음까지 정들게 하는 힘이 있다. 바로 정든 닭발 김 대표의 경영철학 때문일 게다. 김대표는 프랜차이즈 사업에 이어 ‘정든 닭발의 세계화’라는 포부도 내비쳤다. 정든닭발의 새로운 도약을 진두지휘할 김영숙 대표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출처 : 월간 'FOOD ARTS PLUS'